원래 수채화로 그려볼까 했는데, 참고 했던 그림에 수채색연필을 사용한 것 같아 전문가용 수채색연필로 그려보았습니다. 색을 쫒아 따라 그리는 것도 어려웠지만, 전체 양감을 표현한다는 것이 여전히 감이 오지 않았어요. 새의 몸통 아래쪽은 좀 더 진한 파랑계역 색으로 칠해주고 윗쪽의 빨간 부분도 더 진한 색으로 눌러가며 조금씩 포인트를 주니 볼록하고 통통한 새의 몸통이 '약간'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안도했습니다. 휴우~ 😌
표현이 오돌토돌한 수채화 전용 종이에 그림을 그리다 보니 색연필을 강하게 문질러도 계속 인상이 허옇게 떠보이는 것도 신경썼어야 했습니다. 신기한게 가까이에서 코를 박고 그리다보면 이게 최선이다, 더 이상은 없을 거다 싶은데, 잠깐 일어나서 숨을 돌리고 거리를 두고 바라보다 보면 여기저기 더 해야할 부분이 보이더라고요. 더 재밌는 건 '여긴 너무 세게 칠한 건 아닐까' 하며 겁먹었던 것들이 생각보다 그림 전체에 영향을 줄 정도의 흠이 되지 않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오히려 적절한 곳들을 찾아 더 강한 색으로 칠해주면서 면과 면 사이의 분명한 대비를 표현해 주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느낀 적이 많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종종 후회했던 제 말과 행동들도 그런 거 아니었을까 싶어요. 저는 새처럼 예민해서 말 한마디 해 놓고는 계속 곱씹으며 잘못되면 어떡하지 속앓이를 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좀 떨어져 생각해보면 늘 그 정도는 아니었더라고요. 설사 그렇게 했더라도 제 삶은 큰 문제 없이 돌아갔어요. 오히려 어떤 때는 더 과감하고 분명하게 생각과 느낌을 피력하고 표현하는 게 중요했어요. 여러가지 이유로 그렇게 못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면, 흐릿하고 밋밋하게 느껴지는 제 자신이 안타깝고, 그래서 우울하고 슬퍼지기도 하더라고요.
제 인생을 또렷하고 생생하게 그려내려면 제 자신을 드러내는 일에 너무 겁먹지 말아야 겠어요.
그래도 제 삶은 지금처럼 괜찮을 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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