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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끝] GRACIAS Colombia! (KOICA, 2017-19)

[단원생활 일기] 0625_방학 일주일차

by feliz_song 2018.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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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간의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녹두를 사다가 숙주를 길러 봤고,

(사먹는 것 보다 싸고 훨씬 위생적임)

 

 

생애 첫 베이킹으로 당근 케익을 성공해서 Cocina Conciente 를 실천했다. ㅋ

 

 

 

 

원래는 배워가며 함께 치마를 만들기로 했는데,

손빠른 전문가 베아트리츠는 5시간 만에 뚝딱 원피스를 만들어 줬다. >ㅂ<

 

 

그리고 나는 드디어 재봉질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자투리 천으로 생애 첫 머리끈을 만들었다. 후훗.

(선이 삐뚤고 비껴나가고 난리도 아니지만 ㅋ)

 

 

그리고 마지막 주 일요일은 하이킹으로!

 

 

슈퍼에서 보는 아보카도는 나무에서 이런 식으로 자란다.

 

덧.

이 아보카도는 거의 해외 수출용으로 대량 생산되고 있다.

콜롬비아에 아보카도는 2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겉이 반질하고 부드러우며 크기가 큰 여기 토착종이고

하나는 우리가 슈퍼에서 볼 수 있는 껍질이 단단하고 크기가 작은 이 종이다. 아보카도 하스 라고 하던가... 

 

아보카도 농사에는 물이 많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콜롬비아 수자원 공사가 이 종 재배하는 농장주에게 엄청 싼값으로 물을 제공하고 있다고.

콜롬비아는 다른 공공 서비스보다 물 값이 가장 비싼 축에 속한다.

그래서 사는 지역에 따라(Estrato라고 한다) 세금이 차등적으로 매겨질 때도

수도세가 가장 큰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이런 편의를 봐주는 건 엄청난 특혜다.

 즉, 부패의 고리가 강하고 뿌리가 깊다는 뜻.

 

커피도 그렇고 이런 농산물도, 광물자원도, 환경관광 자원도 그렇고.

 

콜롬비아는 남미에서도 손꼽히는

정말 비옥하고 풍요로운 땅인데

 

한국에서 너무 멀고

(비행기로 최소 20시간, 직항 없어 미국 경유 필수ㅠ)

마약과 내전 등으로 얼룩진 그 유명한 명성 때문에

여행와서 지출을 많이 할 수 있는 사람들의

관광 욕구를 자극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안타깝다.

(요즘 젊은 배낭족들은 살렌토나 콜롬비아 곳곳에서 가끔씩 마주칠 수 있지만...

배낭족들이 쓰는 돈은 한계가 있는 터...) 

 

특히 내부적으로는

이렇게 좋은 자원들이 선진국(이 단어 정말 쓰기 싫다)이라고 불리는해외 자본,

그리고 소수의 대지주, 자본가들에게만 이익을 만들어 주는 구조라

많은 자국민들이 이 혜택을 두루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참 속상하다.

 

예를 들면 대표 산업인 커피 농사의 경우,

1등급 커피는 거의 다 대외 수출 용이고

콜롬비아분들이 일상적으로 마시고 소비하는 띤또와 커피는  

품질 필터링을 통해 수출문턱을 넘지 못한 2등급 커피다.

또한 커피 산업 때문에 거대 커피농장 소유주들과 관련 다국적 기업들은

전세계적으로 큰 돈을 벌어들이고 있지만,

이 커피콩을 따는 시골 근로자 분들은 가족들과도 격리된 채

1Kg에 고작 500페소(한국 원화로 약 200원)를 벌며

수확 시즌 내내 커피 농장에서 일하신다. 

(강낭콩 만한 커피콩....ㅠㅠ)

 

많이 슬픈 현실...

 

 

여하튼 이번 주 하이킹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이런 밀림같은 풀 숲을 통과해서

 

 

다시 이런 그림 같은 풍경을 보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저기 나란히 바르게 정돈 되 있는 나무들이 커피나무...

윤기가 차르르 흐르는 커피 나무 잎들의 물결은 직접 보면 정말 장관이지만,

커피 따는 일을 하시는 소작인 분들, 시골 근로자 분들은

저 높은 산등성이를 위 아래로 왔다 갔다 하시며

허리춤 정도 되는 커피나무 속에서 빨간 커피열매를 따기 위해

콜롬비아 우주광선 아래서 하루종일 허리를 굽히신다..)

 

 

그리고 나는 별로 관심이 없지만

마침 월드컵에서 콜롬비아가 폴란드를 3:0으로 이겨 어제 도로는 온통 축제.

 

 

콜롬비아 독립 기념일 보다도

더 많은 콜롬비아 국기를 봤던

노란 하루였다.

 

그렇게 방학 1주일의 기록, 끝!

 

적다 보니 잔잔한 내 일상과는 다르게

묵직한 현실들로 가득한 포스팅이 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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