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에서 DELE B1 합격하기! =) (2)
시험 보기 3주 정도 전, 세르히오 아르볼레다에서 시험 일정을 안내해주는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메일에 안내된 시험장 가는 길은 요롷게.
하지만 저는 그날 함께 시험을 보는 코이카 다른 기수 선생님들과 우버를 불러서 편하게 갔죠. ;)
시험은 9일(금), 10일(토) 이렇게 2일간 이뤄졌어요. 9일은 말하기 시험만 봤고, 10일은 읽기, 듣기, 쓰기 시험 순서로 이뤄졌어요. 말하기 시험 시간표는 이렇게 도착하는데, 참여하는 사람들 이름이 다 공개되더라고요. ㅋ 저는 B1 레벨에서 2번째 였습니다.
그리고 읽기, 듣기, 쓰기 시험 일정은 이렇게 도착해요. 당일 접수할때 보냈던 신분증과 메일로 보내준 시험 접수증을 프린트 해서 가지고 가야해요. 그런데 보니까 접수증 프린트 안해가도 시험 보는 데는 큰 지장이 없었어요. 한국은 이런 시험 보면, 시험장 분위기가 되게 엄하고... 수능 보는 것 처럼 딱딱하고 그렇잖아요. 콜롬비아는 그에 비하면 굉장히 여유있는 편! ㅋㅋㅋ 연필, 지우개, 볼펜은 가져가지 않아도 되요.
시험장에서 준비해줍니다. 연습할 때 쓸 수 있는 A4백지도 시험장에서 준비!
하지만 개인적으로 시간 체크 할 수 있는 손목 시계는 꼭 챙겨가세요!! 시험장에 시계가 있고 물어볼 수 있지만, 시간이 잘 안보이고, 그럴 정신도 없고, 한국 감독관 처럼 시간 얼마 남았다 이런거 주기적으로 알려주지 않아요. 저는 그거 안가져갔다가 쓰기 시험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ㅠㅠㅠㅠ 여튼, 손목시계는 개인 지참!
1. 9일 말하기 시험
전 엄청 떨었어요. 콜롬비아에서 1년하고 반을 더 살았지만, 스페인어는 여전히 쉽지 않고. 꼭 발이 닿지 않는 바다에서 빠져 죽지 않으려고 허우적 거리는 ㅋㅋㅋ 그런 기분으로 살았거든요. 할 수 있는 말들은 들리지만, 그렇지 않은 말들은 우주 저 어딘가에서 들리는 아득한 주파수처럼 ㅋㅋ
시험장은 2개 교실로 나눠져요. 한 곳은 말하기 시험 전 내용을 준비 할 수 있는 방이고 한 곳은 시험관 2명이 있는 시험장. 그 밖은 대기실인데 그냥 여기 가보신 분들 아시겠지만 평소 수업 마치고 편하게 쉬던 공간이에요.
제가 B1레벨 2번이고 같은 대기실에 1번 분도 계셨는데, 그 분이 센터 관계자 분하고 너무 말씀을 잘하시길래, 일찍 도착한 저는 그 분이 감독관인가 싶었어요. 근데 그분도 시험 보신다는, 베네수엘라 분 ㅋㅋ 스페인에 이민가시는데 거기서 요구하는 서류가 있어서 시험을 본다고 하셨나? 암튼 뭐, 원어민...이신데. 참 여유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ㅋ
준비실로 들어가면 감독관 1분이 시험 안내를 간단하게 해주시고 2개 문항지를 주세요. 그 중 1개를 골라서 그 내용에 대해 요구된 내용을 준비하면 됩니다. 15분 주는데, 역시 약간 널널- 자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생일, 가족과 함께 한 여행 기억 둘 중 하나를 고르는 건데, 전 최고의 생일로 골랐어요.
시험장에 들어가니 선생님 2분이 계셨는데, 다 현지적응 훈련 때 선생님분들이셔서 마음이 편했어요. 실제로도 편하게 해주셨고요. 질문을 적절하게 잘 해주셔서 약간 엉켰을 때 길을 찾아갈 수 있었어요. 제가 어렸을 때 서러워서 울었던 이야기 할 때는 뒤에 채점관 선생님도 듣다가 빵 터지셔서 ㅋㅋㅋ 웃으면서 부담됐던 마음을 날려보냈네요. 시험 다 마친 뒤엔 저를 직접 가르쳐주셨던 까르미냐 선생님과 잠시 반갑게 안부 인사를 나누고 나왔습니다. 그렇게 제일 부담 됐던 말하기 시험 끝!!
2. 10일 읽기, 듣기, 쓰기 시험
1) 읽기 시험
센트로 데 이디오마스 가보신 분은 아실텐데, 1층에 밥먹고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어요. 거기서 기다리면, 시험 시간이 다가올 대 즈음 직원 분이 오셔서 신분증 사본과 접수증, 그리고 얼굴과 서류 등을 확인하고 시험장을 안내해줘요. 가끔 접수증 안가져 온 사람도 있고 하던데, 약간 이야기 하다가 문제 없이 빠사- 하더라고요.
시험장에 들어가면 감독자 1명이 시험을 안내해줘요. B1 시험은 저 포함 한국 분 7명, 일본 분 1명 그리고 강사 포스 베네수엘라 분 1명 이렇게 8명이서 봤어요. 단촐한 분위기~ 연필, 지우개 다 준비되어 있고요, 연필 깎기도 있어요. 시험지 나눠주면 풀면 되요. 저는 시험 준비를 에델사 책으로 했는데, 에델사 책보다는 쉬웠습니다. 읽기 시험은 쉬웠어요.
2) 듣기 시험
듣기 시험은 읽기 시험에 이어서 바로 진행되요. 들려주면 풀면 되는데.... 여기서 사건이 ㅋㅋㅋㅋ
중간에 갑자기 내용이 안들리는 거에요. 지금 시험이 지나서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예를 들면 Tarea 3번 뉴스 듣고 푸는 문제에서 총 6문제 인데, 4번까지만 들리고, 5번, 6번은 오디오가 없는 상황. 시험 전에 확인...안했나봐요ㅋㅋㅋ ㅠㅠㅠㅠ 선생님도 시험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잘 모르시는지;;;;; 여튼 그래서 나머지 부분은 유창한 원어민 감독관 선생님의 육성으로 듣고 풀었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마지막 Tarea에서 일어났어요. 남녀의 대화를 듣고 문제를 풀어야 되는데, 말하다가 중간에 뚝. 계속 시도해도 같은 지점에서 뚝. 결국 오디오 불량. 그러더니 감독관이 다시 아까처럼 자기가 직접 읽어주겠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이 Tarea는 남녀 대화라 목소리 구분이 되야되잖아요. 근데 상관없이 그냥 쭉~~~~~ 읽으시는 샘 ㅋㅋㅋㅋㅋ 시험이 어떻게 이뤄지는 지 잘 모르시는 게 분명했던 거 같았어요ㅋㅋㅋㅋㅋ 그래서 이 시험은 그런거 아니다, 그러면 우리 구분이 안간다 그랬더니 그럼 자기가 읽으면서 앞에 사람 이름을 넣고 읽겠다, 예를 들면 알레한드로 ~~~~~~~~~, 엘리사 ~~~~~~~~~ 이렇게 하겠다 그러더라고요. 디오스 미오.
그렇게 해도 우리는 구분 못한다, 혼란만 더 줄 뿐이다 그랬더니 잠시 기다려 보라고 하시더니 사무실에서 남자 선생님 데리고 오셔서 즉석 연기로 위기를 넘어가셨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남자 선생님(얼굴은 아는데 성함을 몰라요) 연기 너무 잘하시고 ㅋㅋㅋㅋㅋㅋ 우리는 시험을 보긴 보는데, 이 상황이 너무 황당하고 욱껴서 ㅋㅋㅋㅋ 한국 같으면 사람들이 항의하고 난리 났을 텐데, 감독관 선생님이 의연하시고 ㅋㅋㅋ 뭐 그렇게 넘어갔으니까. 그런 걸로.
시험은... 에델사보다 약간 느린 속도였던 거 같은데... 사실 전 듣기 시험 어려웠어요. 속도도 아주 빠르지 않고 내용도 어렵지 않은 거 같은데 확실하게 잘 안들리더라고요.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밖에. ㅠ
3) 쓰기 시험
듣기 시험 끝나고 쓰기시험 까지는 20여분 쉬는 시간이 주어져요. 이때 가방을 두고 나오게 되는데 귀중품 보관을 위해 교실 문을 잠그니, 혹시 따로 공부할 꺼 챙겨가실 분은 꼭 그거 챙겨 가지고 나오셔야 해요. 안그러면 쉬는 시간에 다시 들어가기는 어려워요.
듣기 시험 끝나고 같이 시험 본 한국 분이 듣기 시험 너무 하지 않냐고, 돈도 많이 냈는데 ㅠㅠㅠ 라고 하셔서 그렇다고 했어요. 근데 뭐, 한국이 아니라 여긴 콜롬비아라... 어쩌겠어요. 황당했지만 다들 웃고 마무리. ^^
쓰기 시험이 시작되면 볼펜, 흰 종이 그리고 답지를 줘요. 사실 쓰기 시험은 제가 제일 좀 준비를 열심히 했고, 준비하면서도 좋아했던 파트라, 그리고 마지막 시험이라 부담이 덜했는데... 윽!;;;;; 문제는 제가 글을 쓰는데 너무 폭~ 빠져서 연습 종이에 쓰고 수정하고 하느라 시간 체크를 못한 거였어요. 시간을 보긴 했는데... 왜 그랬을까요.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그냥 제 페이스대로 하는 바람에.. 갑자기 감독관이 5분 남았다고 했는데, 그때까지 전 아무 것도 답지에 옮겨 적지 못했었어요. 그때부터 옮겨적었는데 손이 후덜덜;;;;;; 옮겨 적을때 철자도 잘쓰고 표현도 다시 확인하려고 했는데 ㅠㅠㅠㅠ 일단 글의 처음과 끝은 마무리를 해야해서 급하게 그렇게 하다 보니 제가 썼던 말들을 다 적지도 못했고, 그러니 당연히 글자 수도 제시된 개 수 보다 좀 부족했어요. 연습할 땐 항상 넘치게 썼는데 ㅠㅠㅠ 진짜 준비 열심히 하고, 자신 있었는데...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운 감정도 크게 올라왔던 마무리였습니다. 그러니 손목시계 꼭 챙겨가세요.^^
그리고 2달 뒤...
짠! 감사히 APTO! 라고 쓰인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역시 쓰기는 점수가 낮았지만 나머지 점수는 생각보다 잘 나왔더라고요. 엄숙하고 딱딱한, 수능시험장 같지 않았던, 여유있는 남미에서 겪은 재밌는 추억이었네요.
이제 조금 편안한 마음으로 B2도 도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스페인어 공부 하시는 분들, 시험 준비하시는 분들. 모두 힘내세요! Ánimoooooo!
'[연재끝] GRACIAS Colombia! (KOICA, 2017-19)'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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